Ship of Theseus : 파편 너

scope : writing

date : 2024

poem : 

바다 위 떠도는 배 한 척
푸른 파도를 가르며 나아간다.
어제의 배와 오늘의 배는 같을까?

낡은 나무 조각을 떼어내고
새로운 판자로 끼우는 그 순간,
배는 여전히 그 배로 불릴 수 있을까?

나는 묻는다.
"너"라는 이름의 바다 위에 떠 있는
너라는 배의 본질은 어디 있는가?

시간 흐르며, 나무는 썩는다.
새로운 빛, 다시 태어난 너.
너의 눈빛, 너의 웃음, 너의 말투

모두 변한다면, 여전히 너를 너라고 부를 수 있을까?

“너”는 파편처럼 흩어지고,
다시 모여 다른 모양을 이룬다.
과거의 기억이 켜켜이 쌓여
새로운 조각이 되는 순간,

그 조각들이 여전히 너일까?
아니면, 이미 다른 누군가가 되어버린 걸까?

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,
너의 피부에 스며드는 시간의 자국,
매 순간 변하는 너의 결.

과거와 지금, 그리고
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조각들로 이루어진
하나의 퍼즐, 완성되지 않은 너.

나는 묻는다,
어디까지가 너인가?

어느 순간 “너”라는 이름이
무의미해지는 경계를 넘을 때,

그 경계 속에 숨 쉬는 본질을 붙잡으려는
우리의 손길은 과연 닿을 수 있을까?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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